저는 34살 아저씨입니다.
게임을 처음으로 접했던 건 7~8살이었습니다. 그 당시 포켓몬스터를 1화부터 방송 시간을 꼬박꼬박 챙겨서 봤었는데 어떻게 정보를 알고 1화부터 놓치지 않고 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포켓몬스터를 보면서 근처에 살던 어떤 형에게 가서 포켓몬스터 피카츄 버전을 플레이했는데 그것이 첫 게임이었습니다.
일판이었는지 영판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치트를 사용해 나인테일을 잡아서 데리고 단녔던 기억은 있습니다.
그 뒤로 이사를 하고 내 컴퓨터가 생겨서 직접 에뮬과 롬파일을 구했는데 실행하는 방법을 몰라서 포켓몬은 접었습니다.
포켓몬을 접고 다른 게임들을 간간히 했었는데 컴퓨터를 설치할 때 깔아주는 프린세스 메이커나 리에로, 리볼트 같은 싱글 게임을 즐겼습니다.
본격적인 게임 생활
초4가 되면서 전학을 했는데 그 때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임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딱 그 시기 쯤 온라인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었던 것 같습니다.
메이플을 완전 초창기에 시작하지는 않았는데 아케니아 서버에 전사로 시작했습니다.
전사를 키우다가 몹한테 맞으면 피가 달아서 사냥을 하다가 물약을 먹을 생각은 안하고 아깝다고 피탐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스탯에 포인트를 안 찍고 HP에 찍으면 더 오래 사냥할 수 있다는 생각에 키우던 캐릭터를 지우고 다시 전사를 만들었습니다.
HP 증가량 향상 스킬을 찍고 HP에 포인트를 넣으면 더 많이 올라서 마스터한 후에 HP를 잔뜩 올렸습니다.
처참한 공격력으로 계속 사냥하다가 25렙 근처에서 메이플을 접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습니다.
게임을 하는 이유
학교에서 돌아오면 매일 게임을 했습니다.
게임을 하면 실패가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실패라고 인식할 만큼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습니다.
서든어택을 하면 죽어도 10초면 되살아나고, 던파에서는 코인을 하나 쓰면 그만이었습니다.
축구를 하고 싶으면 피파 온라인을 하고 골프면 팡야를 하면 됩니다.
하던 게임이 질리면 다른 게임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게임은 경쟁 게임이라고 하지만, 어렸던 나에게는 다른 유저들은 그냥 게임 세상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게임 세상의 변화?
세월이 지나면서 게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게임들은 서비스 종료를 해서 더 이상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되었고, 어떤 게임들은 너무 많이 바뀌어서 추억을 회상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게임만 변한 것도 아닙니다.
유저들도 효율을 중시하는 플레이 스타일로 바뀌었고, 나도 게임에서 숫자를 먼저 보고 스토리를 스킵하게 되었습니다.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어떤 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효율적인 루트를 찾고,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분석해 놓은 자료를 찾아봅니다.
게임 개발자와 대화
몇 년 전에 지스타와 부산 인디 커넥트라는 게임 행사를 다니면서 현역 게임 개발자들과 개인적으로 대화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펄어비스에 재직하시던 분도 있고, 넥슨에 있던 분도 있었습니다. 인디 개발자 분도 있었습니다.
그 때 대화를 하면서 조금 충격을 먹었던 것이, 개발자들도 효율만 생각하고 게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인디 개발자는 게임에 스토리가 왜 필요하냐는 말까지 했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게임이란 무엇인지. 왜 게임을 하는지.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직도 정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마무리
게임을 하는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세상이 움직였습니다. 그때마다 게임도 세상을 따라 움직였지만 나는 내 근처의 게임을 집어서 플레이하기만 했습니다.
10살의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지금 현재 메이플스토리가 내 옆으로 다가와 플레이하고 있지만, 언제 떠나고 다른 게임이 올지는 모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세상을 따라가고 있나요? 저처럼 어디선가 멈춰 있지는 않으신가요?